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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번역 강의

"클레임(claim)"과 "컴플레인(complaint)"의 차이를 도식적으로 비교하는 한심한 짓은 그만하자

GenuineExpert 2025. 8. 25. 08:14

수많은 블로그 등에서 클레임과 컴플레인의 차이를 설명한답시고 적어 놓은 글들을 읽어 보면 웃기지도 않는다.

대표적으로, 클레임은 객관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고, 컴플레인은 주관적(감정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라는 설명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클레임은 객관적인 제품의 결함에 대한 불만이고, 컴플레인은 주관적인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라는 설명도 엉터리다.

 

어떤 영문 사이트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는데, 이 또한 고려할 가치가 없는 단편적인 설명에 불과하다.

A claim explains what went wrong and demands compensation from the offending party, whereas a complaint explains what went wrong and merely demands correction or apology.

 

"클레임(claim)"과 "컴플레인(complaint)", 이 두 단어는 한국에서 개념 없이 남용되고 있는 대표적 단어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claim이란 단어에 관해 알아보자.

동사형과 명사형이 같은 claim이란 단어는 "주장(하다)" 또는 "청구(하다)"란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무언가를 주장한다는 일상적 의미로도 사용되지만, 소송 절차 등의 법적 절차에서 입증할 필요가 있는 어떤 사실을 주장한다는 법률적 의미로도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경우는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청구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이며, 그러한 청구 그 자체, 또는 청구하는 금액이나 주장하는 권리를 의미하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

- 수출 계약을 위반한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 및 건물명도를 청구한다.

- 저작권을 침해한 상대방에게 출판 금지를 청구한다.

- 보험사고가 발생했으므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다.

- 실업수당을 국가에 청구한다.

 

저런 모든 경우에 청구한다는 동사로서, 또는 청구 그 자체나 청구액을 의미하는 명사로서 claim이란 단어가 사용된다.

invoice를 발행하는 것도, 요금이나 비용을 charge하는 것도, billing하는 것도 결국은 모두 돈 달라고 claim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 법률에 따라 자신의 개인정보를 삭제하라고 request하는 것도 claim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claim이란 단어는 계약상, 법령상,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자신이 주장할 수 있거나 자신에게 인정되는 권리에 근거하여 일정한 사항을 주장하거나 청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허 명세서에서 claim을 "청구항"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최초로 발명을 해서 권리가 있으니,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 특허를 인정해 달라고 주장하고 청구하는 것이다.

소가(소송으로 청구하는 금액)가 작은 사건만을 전담해서 처리하는 소액사건법원을 small claim court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충 보아도, claim이란 단어는 지극히 법률적 개념임을 알 수 있다.

내세울 권리/청구권이 없는데, claim할 수는 없다.

 

하지만, complain은 다르다.

아무런 내세울 권리/청구권이 없어도 complain할 수 있다.

식당에 갔는데 서비스가 불친절하다고 claim할 수는 없지만, complain할 수는 있다.

단순히 생각해서, 소송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claim할 수 없지만, complain할 수는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claim할 수 있는 사항은 complain도 당연히 할 수 있다.

 

나라마다, 주마다, 또는 상황에 따라, 약간씩 용어를 달리 사용하고는 있지만, 민사소송의 소장을 complaint 또는 statement of claim이라고 한다. claim(청구)을 적은 문서가 complaint(소장)인 것이다.

두 용어의 밀접한 관계를 잘 보여준다.

 

EU GDPR에 다음과 같은 규정이 있다.

Without prejudice to any other administrative or judicial remedy, every data subject shall have the right to lodge a complaint with a supervisory authority, in particular in the Member State of his or her habitual residence, place of work or place of the alleged infringement if the data subject considers that the processing of personal data relating to him or her infringes this Regulation.

 

아무 권리도 없는 상태에서 불만이나 늘어놓으라고 저런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

권리자인 정보주체(data subject)가 권리 침해를 시정하기 위한 정식 청구를 위해 complaint(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claim과 complain은 어떤 문맥/맥락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단순히 평면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claim이 적절한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complain이 적절한 경우가 있으며, 또 어떤 경우에는 둘 중 아무거나 사용해도 무방한 경우도 있다.

예컨대,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DMCA)에 관한 다음 설명이 이를 잘 보여준다.

A DMCA claim, also called a DMCA Takedown Notice, is a complaint made if someone suspects a website of copyright infringement.

 

이러한 복합적 용어들을 "claim vs. complaint", "클레임과 컴플레인의 차이" 운운하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 단순화, 도식화하는 짓거리들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어민들의 나라에서는 관심도 없는 용어 비교를 한국인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써먹고 있다. 아마도 엉터리 일본 자료 베껴다 우려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laim과 complain이란 용어가 각 분야에서 원어민들에 의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해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객관적 사유니 주관적 사유니 운운하는 것은 용어를 이해하는 시각만 협소하게 만들 뿐이므로 매우 부적절한 접근 방식이다.

 

무역 분야에서 이미 확립된 용어로서 사용되고 있고, 국어사전에조차 명시되어 있는 "클레임"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표준국어대사전]

무역 거래에서, 수량ㆍ품질ㆍ포장 따위에 계약 위반 사항이 있는 경우에 매주(賣主)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일.

예시:

클레임이 걸리다.

클레임을 제기하다.

 

claim이란 용어가 무역/수출입 분야에서 특별히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이미 살펴본 claim의 의미와 100% 동일하다.

그냥 수출/수입 계약을 위반한 경우에 그에 대응하는 청구가 바로 claim이다. 계약 위반을 이유로 하는 일체의 청구를 의미한다. 손해가 있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반품을 청구하고, 수량이 부족하면 더 보내라고 청구하는 모든 경우가 바로 claim이다.

"클레임이 걸리다", "클레임을 제기하다" 따위의 표현을 애당초 굳이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수출/수입 계약과 관련된 claim이 수많은 다양한 계약에서 발생하는 claim과 비교할 때, 특별히 구별되는 용어로 번역되어야 할 아무런 합리적 이유도 없다.

아마도 어떤 인간이 무역 분야에서 claim이란 용어를 어떻게 번역할지 고민하다, 도저히 한 단어로 깔끔하게 번역하기는 어려우니 클레임이란 용어를 사용했거나, 일본 문헌을 보고 따라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번역은 서울고등법원 2012. 8. 23. 선고 2010나88882 판결[집행판결]의 판결 이유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 중 일부다. 뻔히 "청구"라고 번역해야 할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클레임"이란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수의 판결문에서 클레임이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과연 클레임이란 용어를 사용해야 할 상황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운 경우가 많다.

한국 판사들이 claim이란 법률 용어의 번역에까지 정통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아마도 당사자들을 대리하는 로펌의 변호사들이 허접한 번역문을 제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13.1 준거법(Governing Law)

본 계약상의 모든 의무의 해석, 유효성, 이행과 본 계약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클레임을 포함한 모든 측면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적용되고 해석된다(This Agreement shall be governed by and construed and interpreted in all respects in accordance with the laws of the State of California of the United States, including all matters of construction, validity and performance of all contractual obligations of this Agreement as well as all claims arising in relation to or out of this Agreement).

 

참고로, 비교적 간단하고 쉬운 법률 문장에 대한 위 번역의 문제점에 관해 살펴보자.

한국말을 쓸 때, "모든 측면에 캘리포니아주법이 적용된다"고 말하지, "모든 측면은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적용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번역된 한국말 자체가 엉터리다.

더욱이, 영어의 수식 관계를 무시하고 있다. 이 문장에서는 "the laws of the State of California"가 "governed by" 및 "construed and interpreted in all respects in accordance with"에 각각 걸리는 구조다. 즉, "모든 측면에서(in all respects)" 부분은 governed by와 무관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번역하는 것이 원문에 부합되고 한국말로도 타당하다.

이 계약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의하여 규율되며, 이 계약의 모든 계약상 의무의 해석, 유효성 및 이행에 관한 모든 사항, 그리고 이 계약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이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청구를 포함하여, 모든 측면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극히 단순화시켜 이해하자면, claim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 근거가 뒷받침되는 청구(권리 주장)를 하는 것이며(상대방이 이에 대해 수긍하지 않고 다투는 경우에는 소송이나 중재 등 분쟁 해결 절차로 진행됨), complain은 claim할 수 있는 경우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법령에 따른 이의 신청 절차에서, 또는 비교적 informal한 문제 제기 절차에서 자신의 불만을 제기하여 시정을 구한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통상적으로, claim은 청구, 청구권, 청구액 등으로 번역되고, complaint는 불만(불만 제기) 또는 소장(또는 이의신청서)으로 번역되지만, 상황과 문맥에 따라 수많은 다양한 번역의 가능성과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항상 유의해야 한다.

 

claim의 복잡한 의미로 인해서, 때로는 발음 그대로 "클레임"으로 번역할 수밖에 없거나, 그러는 것이 오히려 더 적절한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뻔히 한국어로 명확히 번역 가능한 경우까지 확대해서 클레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에 비해서, 거의 대부분 명확한 번역이 가능한 complain 또는 complaint를 컴플레인이라고 떠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용어의 남용이다.

끝.